지난해 연체 이력을 삭제하는 ‘신용사면’을 받은 채무자 3명 가운데 1명은 다시 빚을 내고 갚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16일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이 국내 신용평가사(NICE평가정보·한국평가데이터)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신용사면을 받은 286만7964명 중 약 33%(95만5559명)가 올해 7월 기준 다시 연체자가 된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문재인 정부는 2021년 250만명,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290만명을 대상으로 대규모 신용사면을 시행했다. 대상은 2000만원 이하 채무자로, 빚을 전액 상환하면 연체 기록이 삭제됐다. 그러나 안산아파트전세대출 신용사면을 받은 사람들이 다시 대출을 받아 연체를 반복하고 있다. 사면 직후 개인 평균 신용평점은 653점에서 684점으로 31점 올랐으며, 개인사업자는 624점에서 725점으로 101점 상승했다. 신용사면자들은 신용점수가 오르자 은행권 대출에 나섰다. 신용사면 전에는 5년간 연체 기록이 남아 1·2금융권 대출이 사실상 신한은행 자동차할부 불가능했다. 그러나 사면으로 연체 기록이 사라지면서 1·2금융권 대출이 가능해졌다. 지난해 신용사면을 받은 사람들이 1년간 빌린 자금의 88%는 1·2금융권에서 나왔다. 신용사면 이후 40만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1금융권에서만 16조6400억원(43.4%)에 달하는 돈을 대출했다. 또한 79만8006명은 저축은행·카드·보험 등 2금융권을 장애인 취업지원 통해 17조717억원(44.6%)을 빌렸다. 전체 대출의 88%가 1·2금융권에 집중되는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 문제는 이들 중 33%가 다시 연체에 빠지면서 1·2 금융권에서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대출금리가 인상됐다는 점이다. 금융권에서는 신용사면자와 성실 상환자를 구분할 수 없어 일괄적인 가산금리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한다. 여전히 법인차량담보대출 28조5160억원 규모의 대출금이 미상환 상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재명 정부도 신용사면을 단행했다. 2020년 1월부터 올해 8월 사이 5000만원 이하의 빚을 연체한 채무자 중 올해 12월까지 전액 상환하면, 연체 이력이 삭제된다. 전체 대상자는 약 324만명으로, 이중 272만명이 빚을 전액 갚았다. 나머지 52만 6개월이내 명도 올해 연말까지 채무를 전액 상환하면 사면 대상자에 포함된다. 또한 이 대통령은 하반기 설립될 배드뱅크를 통해 113만명에 대한 채무 소각 지원을 예고해 최대 437만명이 수혜를 볼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서는 취약계층 지원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의원은 “정부는 포퓰리즘식 사면을 지양하고, 재기 의지를 가진 사람을 선별 구제하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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